Story | 06 KEEBO EDAMAME 현상욱

그날의 식사를 그림으로 그리다

KEEBO EDAMAME 현상욱 셰프의 작품 의뢰 이야기 - 오지은 작가의 <우연한 다정함>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에서 ‘간귀’로 불리며 절묘한 간 맞춤을 보여준 현상욱 셰프. 서울 남영동 ‘키보 에다마메’에서 일본식 중화요리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그가, 이 공간의 분위기와 시간을 그림으로 의뢰했습니다. 일상적인 장면에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은유적으로 담아내는 오지은 작가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작품 <우연한 다정함>. 오지은 작가는 직접 ‘키보 에다마메’를 방문해 식사하며 나눈 대화와 음식의 맛, 공간에 스민 공기까지 온전히 경험한 뒤 작품에 담아냈습니다. 작가의 시선을 거치며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색감과 분위기로 새롭게 태어난 평범한 식사의 순간. 그날의 기억이 머무는 한 점의 그림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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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ISSION DETAILS

키보 에다마메에 방문해 경험한 음식과 시간을 작가님의 시선으로 그려주세요.

의뢰인 | 현상욱 (@jacobhyun)
공간 | 키보 에다마메 (@keebo.edamame)
아티스트 | 오지은 (@o.jieun903_art)

의뢰 내용
서울 남영동에서 ‘키보 에다마메’를 운영하고 있는 셰프 현상욱입니다. 이 공간에 어울리는 한 점의 그림을 위해 유로운을 찾았습니다. 작가님께서 직접 키보 에다마메에 방문하셔서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공간을 경험하신 후, 그때의 인상과 분위기를 그림으로 담아주셨으면 합니다. 키보 에다마메의 시그니처 컬러인 ‘그린’의 색감과 공간의 따뜻한 느낌도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랍니다.


일본식 중화요리 식당 KEEBO EDAMAME의 현상욱 셰프

INTERVIEW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서울 남영동에서 ‘키보 에다마메(KEEBO EDAMAME)’를 운영하고 있는 셰프 현상욱입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에서 ‘간귀’라는 별명으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키보 에다마메는 일본식 중화요리를 베이스로 한 이자카야 겸 밥집이에요. 많은 분들이 가게 이름도 궁금해하시는데요. ‘에다마메’는 일본어로 풋콩, 그러니까 우리가 횟집에서 밑반찬으로 자주 보는 콩이에요. 이 이름은 사실 아내가 에다마메를 좋아해서 떠올리게 됐어요. 검색해보니 이 예쁜 단어를 상호로 쓰는 데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키보 에다마메가 탄생했죠. 어감도 좋고, 저희 가게의 정서랑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마음에 들어요. 

Q2. 유로운에 그림을 의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평소에도 ‘이 공간에 어울리는 그림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오고 있었어요. 그동안은 상업 포스터나 좋아하는 굿즈 등으로 벽을 채웠는데, 언젠가는 이 공간의 중심이 될 만한 그림을 꼭 걸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중에 유로운을 알게 돼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Q3. 의뢰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처음에는 유로운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작가님들의 작품을 살펴보며, 공간과 잘 어울릴 만한 스타일을 고민했어요. 그 과정에서 오지은 작가님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고, 저희 매장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것 같아 바로 의뢰를 드렸습니다.

의뢰 내용은 간단했어요. 작가님께 직접 키보 에다마메를 방문해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식사해 보시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분위기, 온도를 작가님의 시선으로 자유롭게 표현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Q4. 오지은 작가님께 의뢰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가님의 예시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어떤 ‘느낌’이 딱 왔어요. 한마디로 느낌이 정말 좋더라고요. 

저는 무언가가 정돈되어 딱 맞아 떨어지는 걸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요. 오지은 작가님의 그림에서 그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고 느낀 것 같아요. 

특히 작가님 예시 작품 중 식탁이나 식사처럼 일상적인 장면을 그린 그림이 많았는데, 그 분위기들이 저희 공간과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또 저희 매장이 그린 컬러를 포인트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작가님 그림에서도 비슷한 색감이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갔어요.

사실, 정말 빠르게 결정했어요. 유로운 웹사이트에서 작가님 예시 작품들을 몇 분간 들여다 보다가, 바로 ‘이분이다’ 싶었습니다.

Q5. 처음 에스키스를 받아보셨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또 최종 시안을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 시안 모두 느낌이 좋았는데요. 그중에서 B안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먼저, 작가님이 그동안 꾸준히 작업해온 스타일과 결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작가님의 그림을 좋아한 이유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달까요.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장면이 전혀 꾸며진 것처럼 보이지 않고 자연스러웠다는 점이에요. 마치 친구와 편하게 한 잔 나누는 듯한 바이브가 느껴지는, 진짜 일상의 한 순간 같았거든요. 그날 작가님이 키보 에다마메에서 친구와 나눈 대화나 느꼈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는 듯했어요. 그날의 느낌이 잘 묻어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상욱 셰프의 의뢰로 완성된 작품 | <우연한 다정함> 오지은, Oil on canvas, 60.6 x 50.5 cm, 2025

Q6. 완성된 작품을 처음 받아보셨을 때 어떠셨나요?

에스키스를 먼저 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실제 그림을 받아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작가님께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제가 작가님께 구체적으로 “이렇게 그려주세요”라고 요청한 것이 아니잖아요. 오히려 전적으로 작가님의 시선과 해석에 맡긴 작업이었기 때문에 더 기대가 컸거든요.

처음에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시그니처 컬러인 그린이 잘 표현됐을지가 가장 궁금했어요. 그런데 그린 색감이 은은하면서도 다채롭게, 그림 안에 잘 녹아 있더라고요. 또, 매장의 벽과도 마치 하나인 듯 아주 잘 어우러졌어요. 그림이 걸린 벽은 오래된 건물의 결을 그대로 살리고 싶어서 일부러 거칠게 마감한 곳이에요. 그림이 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간과 하나가 된 것 같고, 바라볼수록 더 마음에 드네요.

Q7. 작품이 이 공간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시나요?

요즘은 식당에도 그림을 많이 걸잖아요. 저도 처음엔 “굳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실제로 그림이 걸린 공간은 확실히 다르게 느껴져요. 단순히 예쁘게 장식하는 걸 넘어서, 공간의 품격을 조용히 끌어올려주는 느낌이랄까요. 그림만이 줄 수 있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메뉴 사진이나 상업 포스터를 나열하는 대신, 그림 한 점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으면 손님도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가게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걸었습니다.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이 가는 자리예요. 손님들이 들어오셔서 식사를 하고, 잠깐이라도 그림을 바라보고 가신다면 참 좋겠어요. 작은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8. 셰프님이 느끼는 요리와 그림, 두 창작 과정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요리도 그림도 결국은 일상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요리를 직업으로 하고 있지만, 업력이나 실무적인 부분을 떠나서 결국 매일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새로운 감각이나 영감을 받곤 하거든요. 예컨대 새로운 메뉴를 고민할 때도 꼭 특별한 계기나 대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자주 접하는 음식이 주는 인상이나 누군가가 만든 음식을 먹었을 때의 기분, 혹은 인스타그램에서 스크롤하다가 멈춘 한 장면 같은 일상적인 요소들이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점에서 그림과 요리가 닮아 있다고 느껴요. 오지은 작가님처럼 일상의 한 장면을 바라보는 방식, 그 안에서 감정을 포착해내는 감각은 제가 요리를 통해 일상을 해석하는 방식과 어쩌면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Q9. 유로운의 작품 의뢰 과정을 경험해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을 좋아하더라도 ‘어떤 그림을 어떻게 소장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밖에 없어요. 저 역시 그림을 좋아하긴 하지만, 늘 전시를 찾아다니는 타입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유로운 같은 서비스가 정말 좋은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유명 작가가 아니고서는 일반 관객이 어떤 작가의 작품을 접하고, 직접 소장까지 이어지는 일이 쉽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유로운은 그 거리감을 좁혀주고, 그림을 소장하는 과정을 훨씬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인 것 같아요.

Q10. 유로운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유로운을 “작가와 관객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이번 협업처럼, 저와 작가님이 자연스럽게 만나 하나의 결과물을 함께 완성할 수 있게 해준 플랫폼이니까요.

Q11. 유로운을 어떤 분들께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특히 식당이나 카페처럼 공간을 운영하시는 F&B 업계 동료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을 걸고 싶지만, 어떤 작가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하거든요. 유로운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작업을 하는 작가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이나 운영하는 공간의 분위기에 맞춰서 잘 맞는 그림을 충분히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지은 작가에게 작품 의뢰 바로가기 링크
ARTIST'S LETTER | 오지은

“직접 키보 에다마메에 방문해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기뻤어요. 덕분에 그 날을 떠올리며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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